2011년 3월 15일에 쓰다가 만 글로, 비공개로 저장되어 있었네요...
역시 제가 쓴 글은 제가 제일 재미있게 보는듯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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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동하숙집
1층이 치킨집이었는데 이름이 '코스닭치킨'이었다.ㅋㅋㅋㅋㅋ
인건이가 그 동네 골목들을 좋아했었다.
옆방에 살던 경제학과 형이 밤마다 노래를 크게 틀어놓고, 가끔은 따라부르기까지 해서 내가 새벽에 몇변 방문을 똑똑 두드리며 저기 죄송한데 소리 조금만 줄여주세요 라고 했었다. 그 형이 열쇠를 잃어버렸는지 해서 내 방 창문으로 나가서 그 형 방 창문으로 들어갔던, 3층높이에서 난 죽었다 깨어나도 못할 그런 스파이더맨 돋는 묘기를 보여줬었다.
주인집 아저씨가 다단계판매업체에 다니셔서 항상 그 업체에서 나오는 우유(맛있었는데)를 먹었다. 딴 건 몰라도 그 집 밥은 정말 기억에 남을정도로 잘나오고 맛있었다. 그 집 아들이 말썽을 종종 부려 아들과 싸우는 소리가 온 집을 울렸었다. 울면서 계단을 뛰쳐내려오던 주인집 아들ㅋㅋㅋ
밥은 잘나왔지만 보일러는 잘 안틀어줬었다. 서울 간 첫날 덜덜떨면서 잤던 기억.
병탁, 기호, 영대, 형규, 경환 등등이 와서 자고갔던 기억.
옆옆방에 살았던, 형으로 추정되었던 사람의 방에 항상 여자가 들락날락해서 스무살 나의 상상력을 자극시켰던 기억ㅋㅋㅋ
교석이 형과 같은 하숙집이었다.
그 집 옥상에 있던 나무로 된 무거운 책상을 주인집 딸과 같이 옮겼었는데, 그 누나의 힘이 셌던 기억ㅋㅋㅋ
겨울이 다가오자 유난히 컸던 창문을 테이프로 발라버려서 겨울내내 창문한번 못 열고 살았던 기억;;
혼자 집에 처박혀서 '김성주 굿모닝 FM', '오늘아침 이문세', '김기덕 골든디스크', '정선희 정오의 희망곡' '윤종신의 2시의 데이트' '김원희의 오후의 발견', '배철수의 음악캠프', '타블로 조정린의 친한친구', '이소라의 FM음악도시', '푸른밤 그리고 성시경입니다' 등등 라디오만 하루종일 들었던 기억.(지금까지 하고 있는 DJ는 이문세와 배철수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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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지 썼네요...
이문세 아저씨는 저 글 쓰고 얼마 안있다 DJ그만두셨다는....ㅋㅋ(결국 배철수 아저씨 승!)
사실, 저 하숙집이 저의 서울생활에 시작이었는데, 그렇게 좋았던것 같진 않아요..
제가 워낙 낯가림이 심하기도 했지만, 하숙집 사람들이랑 좀 더 친하게 지냈으면 좋았을걸.. 이라는 부질없는 후회도 해봅니다.
중간에 나오는 주인집 아들이.. 그때 아마 고1이었을테니.. 벌써 스물다섯이 되었겠군요.. 군대는 갔다왔는지..ㅋㅋ 말한번 제대로 해본적 없지만 아직도 기억에 남는군요.
복학하고 잠시 살았던 프란체스카 하숙집(ㅋㅋ)과 잠실 누나집, 신수동 자취방도 곧 써볼게요~~
이것도 학교다닐때.. 아마 방송원론 들을때 냈던것 같은데.. 비공개로 되어있더라구요ㅋㅋ 이제서야 공개로 전환...
이 책을 읽고 썼습니다.. 2009년 4월 13일에 썼네요. 완성본은 아닌듯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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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는 1997년 외환위기 시기의 드라마를 '야망과 불황-야망의 콩쥐팥쥐형 드라마에 비친 우리 사회의 자화상'이란 제목을 붙여 '불황일 수록...'
그렇다면 다시 전세계적 불황이 닥쳐온 2008년 하반기부터의 드라마는 어떻게 이름붙일 수 있을까? 많은 기자들은 불황이 깊어질 수록 사람들은 자극적이고 비현실적인, 이른바 '막장 드라마'에 열광한다는 기사를 연일 쏟아내고 있다. 틀린말은 아니다. '막장 드라마'의 선두격인 '아내의 유혹'은 지나친 자극성과 억지설정이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시청률 30%선을 지키고 있고, 역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경고를 받은 '꽃보다 남자'는 신드롬을 불러 일으킬만큼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자극적인 막장드라마와는 달리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시민'을 다룬 드라마도 인기를 얻고 있다. 드라마의 단골 소재이지만 우리 주변에선 흔히 볼 수 없는 '재벌 2세와의 사랑'이나 '불치병' '불륜'같은 내용이 아닌, 옆집에서 들려오는 이야기, 혹은 '그래 저건 내 이야기야'라고 맞장구 칠 수 있는 드라마들이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는 2008년 상반기 이전과 하반기 이후의 인기드라마들을 살펴보면 알 수 있는데, 2007년부터 해서 2008년 상반기 까지는 '하얀거탑' '외과의사 봉달희' '뉴하트' '온에어' '식객'등의 전문직드라마, '태왕사신기' '일지매' '쾌도 홍길동' 같은 퓨전사극 등이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경제위기기 시작된 2008년 하반기 부터는 '그들이 사는 세상' '돌아온 일지매' '떼루아' 등의 전문직/사극은 인기가 시들해진 반면 '엄마가 뿔났다' '베토벤 바이러스' '내조의 여왕'같은 우리 주변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들이 인기를 얻은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이 책에 대한 독서감상문으로, "내가 이 책의 글쓴이였다면 2008년 하반기 부터 시작된 경제위기 상황 속 다시 인기를 얻기 시작한 '우리 주변 소시민들의 이야기'"에 대해 써보기로 했다
그렇다면 이러한 드라마들의 인기를 요즘 주목받고 있는 '루저문화'와 관련지을 수 있을까? 지난해 '장기하와 얼굴들'의 '싸구려 커피'를 필두로 대중문화 전반에 '루저문화 열풍', 특히 '88만원 세대'로 대표되는 '20대 루저'에 대한 열풍이 불었는데, 드라마에선 그보다 한 해 앞서 '얼렁뚱땅 흥신소'나 '메리대구 공방전'같은 '루저 드라마'들이 방영이 되었다. 하지만 이들 드라마는 호평에도 불구하고 '매니아 드라마'로 남았고, 그 이후 '루저'들을 다룬 드라마는 찾아보기 힘들다. 경제 불황이 본격화 된 이후 가요계에서는 '루저 열풍'이 불어도 드라마에서는 오히려 사라져 버린 것이다.
주말극으로는 오랜만에 시청률 40%를 넘기며 종영한 '엄마가 뿔났다'에는 "다음 생에에는 나도 '누구 엄마'가 아닌 내 이름 석자로 불리면서 살아가고 싶다"는 모든 엄마들의 모습을 그리며 사랑 받았다. 우리집의 저녁 밥상 같은 드라마속 밥상을 보며 '힘들어도 결국 기댈 곳은 가족'이라는 공감을 얻어냈다. 자식과 남편 그리고 시부모님을 뒷바라지 하며 자신보다는 남을 위해 인생의 절반을 바치는 대다수의 주부들의 모습을 그림과 동시에 '엄마의 가출'이라는 에피소드를 통해 일탈의 대리만족을 선사했다.
우선 '소시민들의 꿈과 희망'을 그린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는 경제위기가 시작되던 2008년 9월에 시작했다. 같은 시기 방송된 드라마(KBS2 '바람의 나라' SBS '바람의 화원')들과의 경쟁이 워낙 치열해서 수목드라마 시청률 1위를 차지하면서도 시청률이 20%선에서 머물렀지만, '강마에 신드롬' '똥덩어리' 등이 화제를 모으며 하반기 최고의 인기 드라마가 되었다. '베토벤 바이러스'속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은 어떤 모습인가? 음대를 졸업했으면서도 수십년간 연주는 커녕 사회생활을 하지 못한채 살아온 전업주부, 음악을 전공으로 배우진 못했지만 생계를 위해 캬바레에서 트럼펫을 연주하는 사람, 서울시향에서 오보에를 불었으나 나이가 들어 은퇴하였고 지금은 치매까지 온 할아버지, 음악이 너무 하고 싶지만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예고를 자퇴한 학생, 위에서 치이고 아래에서 치고 올라오는 회사생활을 생활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참고 살아온 직장인 등 자신의 꿈과 열정을 억누른채 하루하루 먹고 살기에 바쁜, 바로 우리들의 모습인 것이다. 이들이 독설가 '강마에'를 만나 온갖 시련과 고통(?)을 겪지만 결국 멋진 오케스트라를 이루면서 드라마는 끝난다. 사람들은 '강마에'의 독설에도 환호하고 열광했지만 드라마가 시청자들에게 주었던 가장 큰 감동은 '꿈을 잃지 않는 보통사람들의 열정'이 아니었을까?
요즘 '뜨고'있는 MBC월화드라마 '내조의 여왕'에서도 우리들의 모습을 찾아 볼 수 있다. '꽃보다 남자'의 종영 이후에 시청률이 탄력을 받고 있는 이 드라마에선 직장상사에게 끊임없이 아부하고 부인들까지 남편 상사 사모님에게 잘보여서 어떻게든 살아남으려고 애쓰는 모습들이 공감을 얻고 있다. 웃기긴 하지만 결코 남의 이야기는 아닌것 같은 씁슬함이 남는다.
직장인들의 '애환'을 더 적나라하게 나타낸 드라마로 케이블채널 tvN에서 방영중인 '막돼먹은 영애씨'가 있다. 케이블채널 드라마로는 보기 드물게 시즌5까지 제작되며 장수하고 있는 이 드라마의 꾸준한 인기 비결은 바로 '맞아맞아'하며 공감할 수 있게 만드는 이야기의 힘이 아닐까?
사는것이 어려워 질수록 사람들은 '현실도피'나 '현실공감'을 택한다. 지난 97년 외환위기때는 '재벌 2세를 만나 신데렐라가 되는', 현실에선 도저히 불가능해 보이는 현실도피형 드라마가 인기를 얻었다. 이번 경제위기때 역시 '꽃보다 남자'처럼 현실도피형 드라마도 인기를 끌었지만, 그에 못지 않게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공감'할 수 있는 드라마들도 인기를 끌고 있다. 만약 이 책이 10년후에 다시 나온다면, 지금 시대의 드라마를 그리며 '아무것도 남는 것이 없는 자극적인 막장 드라마'라는 표현 보다는 '고단한 삶 속에서도 꿈과 희망을 잃지 않는 소시민들의 전성시대'라는 표현으로 그려졌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