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이 맞다면, 마지막으로 크라제버거를 먹었던건 신세계 최종면접보는날 점심이었다. 아마 아침에 시작된 면접이 늦어져서 점심까지 줬던 기억. 다른 사람들은 긴장돼서 잘 못먹었는데 난 참 맛있게 먹었던 기억.
신세계 거의 모든 직원식당에 크라제가 있었다. 아마 점심대신 크라제를 선택할 수 있었고(인턴이어서 그랬나?) 직원들에게는 늘 20%정도 할인해줬다. 앞으로는 맛있는, 내가 좋아하는 크라제 실컷 먹겠구나~~라고 생각했었는데...
하지만 나만 너무 좋아했었는지, 혹은 넘어왔다는 생각에 대충대충 했던거였는지, 어쨌든 그 후로는 크라제를 못먹고있다. 처음에는 정말 막막했다. 정말 그거하나뿐이라고 생각했는데, 다른건 생각도 안해봤었는데. 이제 나는 어떡하나.. 이렇게 갑자기...
처음 맛보는 실패에 정신을 못차렸었지만, 생각해보니 그 여름은 참 화려했었다. 생각없이 떠난 싱가포르, 부산, 평창... 많이 아팠고 많이 공허했다.
그해 여름을 한번씩 떠올려본다. 그리고 느낌상, 시간이 지나면 지금 봄도 돌이켜볼만한 시간이 될 것 같다. 지금은 힘들지만.
간만에 크라제버거 먹고싶었는데 문닫아서 못먹고 돌아오는길에 든 여러가지 생각들.
5년전 3월과 어쩜이리 똑같은지.
좋으면 좋은게 어디서든 티가나는 후배녀석을 보며
나는 늘 좋을때 나쁨을 생각하고, 나쁠때 나쁨을 생각했구나(...)
올것은왔고, 3월은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