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3. 17. 20:44

[Book] 절반의 인민주권 - 샤츠슈나이더

아래는 제가 학교다닐때 제출했던 과제물인데, 블로그에 비공개로 게시가 되어있더라구요. 공개해도 괜찮겠다 싶어서....ㅋㅋ


절반의 인민주권

저자
E.E. 샤츠슈나이더 지음
출판사
후마니타스 | 2008-11-03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출판사서평] 오늘의 한국적 맥락에서 이 책은 논쟁의 주제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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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쓴 글이었어요...2010년 10월 6일에 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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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가을에 있었던 10.28 재보선 때 '선거방문홍보단 모니터링'이란 활동을 했다. 선관위에서 시민들에게 투표를 권장하기 위해 만든 조직인 '선거방문홍보단'을 따라다니며 관찰하고, 나중에 이 제도가 효과가 있었는지 시민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도 하는 활동이었다. 나는 당시 안산상록을 지역을 배정받아 투표 전 마지막 주말에 한 번, 선거가 끝난 주말에 설문조사를 위해 한 번, 이렇게 두 번에 걸쳐 그 지역을 방문하며 선거를 비교적 직접 체험해 볼 수 있었다.

당시 재보궐선거는 전국 5곳에서 치러져 '미니 총선'으로 불릴만큼 여론의 관심도 높은 편이었고, 안산 상록을 지역도 야권 후보 단일화 등의 이슈가 있어서 언론에서도 연일 이 지역 판세에 관한 기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하지만 선거열기가 가장 뜨거워야 할 투표 전 마지막 주말에 안산을 찾아갔을땐, 선거운동원들만 열심히 일할 뿐, 일반 시민들의 반응은 딱 봐도 '무관심' 그 자체였다. 성당이나 시장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일 만한 곳에는 김근태, 유정현, 이회창 같은 '스타급 정치인'의 모습도 보였지만 사람들은 '한결같이' 무관심했다. 결국 이 지역 투표율은 29.3%라는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선거가 끝난 주말 선거방문홍보단의 성과를 시민들에게 물어보기 위해 다시 안산을 찾았는데, 시민들은 선거 또는 정치에 관해 응답하는것을 극도로 꺼려했고, 간신히 응답을 받아낸 시민들 에게서도 '바빠서 투표를 못했다'라는 대답이 많았다.

국민들이 가지고 있는 정치에 대한 무관심, 혹은 혐오를 보여주기 위해 내가 경험했던 것을 적느라 서론이 길어졌다. 우리가 그토록 힘들게 얻어 낸 '민주주의'의 핵심은 국민의 참여인데, 사람들은 왜 참여를 하지 않는 걸까?

이 책 '절반의 인민주권'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명확하다. 정치의 핵심은 갈등과, 그 갈등을 만들고 조절해내는 정당과, 그 정당들이 만들어 내는 대안을 선택하는 시민이며, 그것이 민주주의라고. 시민이 직접 정치에 참여하는것이 민주주의란 정의는 과거 인구가 적고 사회구조가 단순했던 도시국가에서나 적용될 수 있는 전제이고, 다원화 되고 복잡해진 현대 사회의 민주주의는 그런 직접적인 참여가 아닌 '투표'와 같은 대의 민주주의가 '현실적인 민주주의'라고. 맞는말이다.


우리사회에 존재하는 많은 갈등 가운데 정치권에서 만든 갈등들도 상당수 존재한다. 대표적인 것이 세종시와 4대강 사업이다. 우선 노무현 대통령의 '행정수도 이전'공약으로 시작한 세종시 사업은 그 추진과정에서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었고, 그에 따른 갈등-여당과 야당의 갈등 뿐만 아니라 수도권과 충청, 충청과 비충청-도 생겨났다. 사실 최근의 세종시 수정안 문제는 국회에서 합의에 의해 만들어진 법률을 대통령이 뒤집으려 한 점에서 갈등이 시작됐다고 볼 수 있는데, 이는 대통령의 비교적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국정주도권을 잡으려는 청와대에서 인위적으로 만든 갈등이 아닌가 하는 느낌도 있다. 즉, '가만히 있는' 세종시를 건드려서 자신들이 제시한 수정안을 관철시키면 향후 다른 국정과제들도 편하게 갈 수 있지 않겠냐 하는 의도가 있지 않을까 하는 말이다. 결국 이 논란은 '수정안 국회 본회의 부의'라는, 여당 내의 '친이-친박' 줄세우기만 확인한 채 마무리 되었다.

4대강 문제는 어떠한가. 공사가 상당 부분 진행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도 공사중단 여론이 끊이지 않는 이 사업을 강행하는 정부의 속셈은 무엇일까. 이 역시 세종시 수정안 추진과 똑같은 작동원리이다. 정국 주도권을 잡고 보여주기식 업적을 남기려는 정부와 그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은 제시하지 않고 무조건 반대만 외치는 야당. 한국 정치의 현 주소라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야당이 가장 무기력하다고 느낀건 작년 여름 '미디어법 개정'때 였다. 여당이 제시한 개정안에 문제가 있으면 무엇이 문제인지 따지고 야당만의 대안을 국민들에게 제시해야 하는데, 여당이 개정안을 들고 나오자 야당은 '무조건 안된다'는 입장만 보이며 국회 밖으로 나가 장외투쟁만 하다 결국 몸싸움 끝에 여당이 제시한 개정안이 통과되었던 것이다. 당시 야당은 미디어법 개정을 막는데 있어 '수적으로 너무 불리하다'는, 정말 하나마나 한 소리나 했지 국민들을 움직일 대안은 제시하지 못했던 것이다. 야당이 이렇게 무기력하게 있으니 여당은 그 틈을 타 4대강 사업과 세종시 수정안 등을 밀어붙이기 시작했던 것이다.


정당의 중요성을 매우 강조하고 있는 책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현실에서 보는 정당에겐, 정책이, 아니 '영혼'이 있는가? 지난 지방선거에서 야당이 '무상급식'공약으로 재미를 보자 서둘러 내년 예산에 '중산층까지 무상보육'을 넣고, 은행 순이익의 10%를 서민들 대출용으로 내놓으라고 '협박'한다.(이것은 그들이 '잃어버린 10년'이라고 말하는 그 두 정부에서도 하지못했던 엄청난 국가의 개입이다.) 야당이 하면 '포퓰리즘'이고 자신들이 하면 '친서민정책'이라는, 웃기지도 않는 논리를 내세우는 이 나라의 여당에게 국민들이 무엇을 더 바랄까. 야당은 어떤가. 당 대표를 뽑는 자리에서 '담대한 진보'니 '부유세 도입'이니 하는 중요한 이야기들은 슬쩍 걸쳐놓기만 하고, 서로 누가 잘했네 잘못했네 누구는 굴러온 돌이네 어쩌네 하는 이야기들만 들린다.


그렇다. 정치의 핵심은 정당이다. 각 정당들이 중심을 잡고 갈등들을 해결 할 올바른 대안들을 제시해서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얻어야 한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이야기지만 누구도 하지 못하고 있는 일이다.


2013. 3. 17. 20:25

3월

산이 높을수록 골은 깊어지고


빛이 밝을수록 그림자는 짙어진다.




생각해보니 5년전, 2008년 3월에도 지금과 똑같은 문제로 힘들어했었다.


가질수도 없고 가져서도 안되는 것을 욕심내는 이 마음...


난 억지로 그것을 가질려고 애썼지만 결국 그러면 안되는것이었다.


그리고 난 전역을 했지...




5년만에 맞는 잔인한 3월에 몸도 마음도 지쳐가고 한순간도 자유롭진 못하지만,


하지만 이 봄은 올 것이고, 지나갈 것이고, 견뎌낼 것이다.




다시 나만의 이야기들로 채워나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