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저녁,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일이'는 아버지가 가장 좋아하시는 프로그램이다
(비록 1화도 채 못보고 주무시지만;;)
나도 집에있으면 가끔씩 이 프로그램을 보곤하는데,
어제는 10시에 과외도 있고해서 TV나 보다가야겠다.. 하면서 이 프로그램을 봤다.
뭐 반만 땀이나는 아저씨, 비행기에 빠진 할아버지...
언제나 그렇듯이 약간의 흥미가 있는 그런 내용들이 나오다가
전북 정읍에 춤추는걸로 유명한 아줌마가 나왔다..
도로변에서 멜론을 팔면서 춤을 추는데, 춤은 정말 잘추는데 상황이나 장소가 영 아닌데 아줌마가 너무너무 열심히 추는게 좀 언발 스러워서, 웃기기까지 했다.
난 또 '아 재밌는 아줌마가 나왔네...' 했는데
뜨거운 아스팔트길, 매연마시면서 열심히 춤추던 멜론아줌마가 집에 돌아가보니 두 딸이 있었다.
아버지는 없고, 정식 결혼이 아닌 동거생활에서 얻은 두 딸과 함께 살아가는 모습
'좀 어렵게 사나보다..' 그랬었는데
아줌마가 통장을 보여주었다. 적금통장이라고 보여준 그 통장에는,
1200원, 2000원, 3000원... 이렇게 몇천원씩, 아이가 과자사달라고 할때마다 모은돈이라는 설명과 함께..
둘째아이가 내년에 학교에 입학하는데 가방이라도 선물하고 싶어서 모으는 돈이라고..
그래서 1년동안 모은게 3만 얼마였다........
순간 가슴이... 뭔가 먹먹해져오는게
참 돈 삼만원... 내가 이쁘다고 산 반팔 티 값 하나도 안되는 그 돈이
어떤 엄마에게는 딸아이의 입학선물을 위해 일년간 꼬박 모은돈이구나....
잠시 아릿해졌다. 그 통장을 보고
(하지만 그 농협 적금통장을 CMA로 바꾸면 단 몇십원이라도 이자가 더 붙을텐데.. 하는 현실적인생각ㅋㅋㅋ)
그리고 오랜만에 외식이라며 엄마와 두 딸아이가 집을 나왔는데
간곳은 김밥천국
거기서도 비싼건 못시키고 쫄면, 라면.. 이런거.......
글쎄, 뭐 TV니까, 어차피 보여주기 위한거니까.
아닌말로 해서 다 '쇼'일수도 있겠지만
그걸 보는데 기분이 좀 이상했다.....
입양된 집에서 나와 어린나이에 혼자가 된 자신이지만
두 딸들만은 호강시켜주겠다며 그 더운 여름날 아스팔트위에서 춤을추며 멜론을 파는 한 어머니
그리고 그 어머니가 보여준 통장
그리고 오랜만의 외식에서도 비싼건 시키지 않는 두 딸
다 보고 간다고 비록 과외는 조금 늦었지만;;ㅋ
생각할게 많아졌던 어제 그 아줌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