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8. 26. 00:17

[내멋대로 엮어보기] Talk about LOVE - 영화 '오아시스', 시트콤 '안녕, 프란체스카'

오늘 못쓸것만 같았던 '하루에하나씩(BMK-하루살이)'를 쓰고, 컴퓨터를 끄려는데...

갑자기 '언젠가' 이걸 쓰고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지금'써야지 하는 생각이 또 들었다.

바로... Talk about LOVE!!

[제목쓰는데 애니콜 'talk play love'가 생각났다... 무서운 광고의 힘...ㄷㄷㄷ]



사랑... 이 뭔지.. 나는 잘 모르지만,

영화와 시트컴속에서 내가 본 최고의 사랑 두가지를 말해보려고 한다.

설경구, 문소리 주연의 영화 '오아시스'와

2005년 방송되었던 시트콤 '안녕, 프란체스카'


오아시스
오아시스(2002)
감독 : 이창동
출연 : 설경구, 문소리


난 '박하사탕'이 보고싶어서, 분명 '박하사탕'을 검색하고, '박하사탕'을 보고있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설경구가 감옥에서 나와버리고 문소리가 장애인으로 나와버리는....;

하지만, 오아시스도 정말 최고였다....!
설경구와 문소리, 홍종두와 한공주의 사랑... 사랑이라 하면 좀 판타지도 있고 예쁘게도 그려질법도한데 그렇지 않다. 정말 담담하게. 우리사회의 편견, 무지들을 여과없이 보여준다. 하지만 세상이 어떻게 보든, 그들 둘은... 사랑한다.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그리고 '사랑'이 뭔지 대충 감잡게 해줬던 장면은, 바로 마지막에 설경구가 나무를 베는 장면인데,

이게 뭐냐하면...

뇌성마비 장애인으로 나오는 문소리는, 밤마다 잠을 이루지 못한다. 왜냐하면 액자에 비치는 그림자 때문인데, 나뭇가지가 바람에 흔들리는 그림자를 어쩌지 못하고 불면에 시달리는 것이다.

하지만 설경구는 마음의 '마법'으로 문소리에게서 그림자의 공포를 없애준다...

이것만도 충분히 사랑의 힘이지만...

안타까운 사연으로... 설경구가 경찰서에 잡혀가게 된다.

자기가 없으면 또 문소리가 그림자가 무서워 잠들지 못할걸 아는 설경구는 경찰서를 탈출해서 나무를 베어버린다.

나무를, 베어버린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진으로 보니 느낌이 영 안사네....ㅠ)



사랑이란.. 나무를 베어버리는것?ㅋㅋ

사랑하는 사람이 편하게 잠들수 있게 해주는것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에서 그림자를 없애주는것


책이나 영화를 보다 보면 이런 별것아니지만 '결정적인 장면'들이 있다.

예를 들어 김승옥의 소설 '무진기행'에서, 주인공이 마지막에 쓴 편지를 찢지 않았다면,

그리고 이 영화 '오아시스'에서 설경구가 마지막에 나무를 베지 않았다면

내마음속에 이렇게 아릿하게 기억되진 않았을텐데.....









안녕, 프란체스카(2005)
연출 : 노도철
출연 : 심혜진, 이두일


나의 스무살을 관통하는 키워드들 - 라디오, sg워너비, 그리고 이 '안녕, 프란체스카'

솔직히 말하자면, 내가 오늘 말하려는 안녕프란체스카 시즌2 마지막회를 보면서... 눈물을 흘려버렸다.....;ㅋ

흡혈귀인 프란체스카(심혜진)와 일반인인 이두일...

어찌어찌해서 흡혈귀인 프란체스카에게 물린 두일이 죽게 되어버린다...

두일이 죽기전 프란체스카와 두일은 마지막 여행을 떠나는데...


(요사진만 딸랑 나오니 분위기가...;;;ㅋ)

너 그렇게 드러운 꼴로 하늘나라 가면 하늘 나라 사람들이 비웃을까봐 그래.

프란체스카 너..


두일이 너 꼭 씻어야 돼.
넌 뚱뚱해서 사람들이 안 씻을거라고 생각하기 쉽단 말이야.
근데 아니잖아.
난 알잖아. 니가 얼마나 깨끗한데.
너 항상 퇴근해서 들어오면 손발부터 씻고, 매일 샤워하고, 어떨땐 두번도 하고.
그래서 너한텐 항상 우유비누 냄새가 났어.
내가 그 냄새를 얼마나 좋아하는데.

..어떻게 알았어?


왜 몰라.
니가 조금만 기분나빠도 알고 조금만 슬퍼도 난 알아.
니가 조금만 피곤해도 난 알어.
니 표정만 봐도 기쁜 지, 슬픈 지, 짜증나는지 다 알아.
근데, 근데 니가 죽어가는 걸 내가 모를까봐?
나 바보아니야. 나 너 사랑하는 사람이야.

미안하다 프란체스카.


됐어 니 잘못 아니야.
두일아 씻고 가. 내가 우유비누도 가져왔어 응?

알았어 씻을께. 대신 나좀 도와줘..


그때 니가 날 물지 않았다면,
그래서 내가 사람으로 살았다면 어땠을까?

뜨거워.내 마음이 어느때보다 뜨거워.
슬플거라고 생각했는데, 처음 연애 시작할 때처럼 막 뜨겁고 막 설레고 그래.


그래서 어쩌라고

고마워. 고맙다고 프란체스카..
니가 날 문거 후회하지 않는다고 했지.
나두 너에게 물린 거 후회하지 않아.
아니 오히려 얼마나 기쁜지 몰라.


두일아, 널 문거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어 .
근데 지금은 아니야. 후회해.
500년을 살면서 보통 사람들은 상상도 할 수 없는 고통과 슬픔을 맛봤어.
근데 모두 지금만큼은 아니야
지금 내 안에 내장이 다 끊어지고 열 손가락 밑으로 굵은 쇠침이 박히는 것처럼 아파.
후회해. 널 문거 미안해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널 물지 않았을 거야

그렇다면 우린 서로 모르는 사이였겠지
너에게 난 그저 하찮은 인간이었을 테고,
나에게 넌 끔찍한 유령 뱀파이어였을 거야
그러면 우린 서로 사랑할 수 없었을 테고


두일아 내가 널 물었어.

아냐 프란체스카 니가 날 선택했어.
프란체스카 물이 식어서 얼음장같아.
나 얼어 뒤질것 같아
.


두일아 너한테 우유 냄새가 나.. 참 좋은 냄새야.

프란체스카 이제 가야할 때가 된 것 같애..
사랑해 프란체스카...
안녕 프란체스카...


이 자식아 내가 더 사랑해...

두일아.
널 만나기전 나.. 아니 우리 가족들에겐 시간이라는게 없었어.
우리에게 시간은 흐르는게 아니었어. 견디는거였지.
널 만나면서 시간이라는게 흐르기 시작했어
두일아 넌 우리의 시간을 흐르게 해줬어
시간이 흐르더라..
네가 돈을 벌어오길 기다렸고
네가 빨리 퇴근해서 내가 만든 맛있는 음식을 먹어주길 기다렸어
밤이오면 너와 사랑을 속삭이길 기다렸고
500년동안.. 아무것도 다를게 없던 아침과 밤이 오는 일이
기대로 가득 찼어.
넌 떠났어.. 하지만 시간은 멈추지 않았어.
나와 우리 가족은 너의 추억으로 시간을 흐르게 할거야.
고마워 두일아..
넌 너무 큰것을 줬어.

(다음 신지식 펌)

사랑이란... 서로가 몰랐었던것을, 필요한것을 채워주는것.

가족이 없던 두일에게 가족을 만들어주고

시간이 무의미했던 프란체스카에게 시간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주는.......



한밤중에 혼자서 사랑은...ㅋㅋ

암튼.. 내가 발견한 영화와 시트콤 속 두가지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