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4. 12. 23:06

[따따부따] 말

사람들이 쓰는 '말'이란게 참 무서운게, 그 말을 계속 쓰다보면 쉽게 입에 익을뿐더러

한번 굳어버린 '말'은 바뀌기 힘들기 때문이다.

내가 개인적으로 싫어하는 말들이 몇개가 있는데, '스카이' 혹은 '서연고',  '훈남'ㅋㅋ 그리고 최근에는 '내려가다'




우선 '스카이' 혹은 '서연고' 라는 말은, 서울대고려대연세대를 부르는 말로,

우리나라 특유의 '학벌주의'의 상징이랄까?

물론, '학벌주의'가 무조건 잘못된건 아니다. 그 사람들은 그만큼의 노력을 (혹은 돈을?) 쏟아부었기 때문에 그만한 결과를 얻은 것이다.

하지만, '서연고'라고, '스카이'라고 해버리면, 너무 선을 그어버리는 느낌이랄까.

(물론, 물론, 내가 다니는 학교가 '스카이'였다면, 이런 생각은 하지 않았겠지. 인정. '스카이'에 가지 못한 인간의 열폭이라고 해도, 인정. 하지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그 대학들이 싫다는게 아니라 '스카이'라는 말이 너무 경계를 짓는듯한 느낌이라서 별로라는 말.)

소위 '간판'이라는게 중요한 한국 사회에서, '스카이'라는 간판은, 그들에게는 프라이드요 영광이겠지만, 그 간판을 얻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너무 가혹한 간판.

대안은? 없다.ㅋㅋ 스카이라는 말이 없어지지도 않겠지. 학벌주의도 절대 사라질수는 없을테고.



그리고.. 분노의 '훈남', '엄친아'ㅋㅋㅋㅋㅋ

이런 '훈남'을 숭배하는사회, 정말 싫다ㅋㅋㅋㅋ(오늘 열폭 쩌네ㅋㅋ)

나 역시 매우매우 그러하지만, 왜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걸로 그 사람을 판단하려 하지?

겉으로 보이는 그 사람의 모습과 그 사람의 '간판'만 신경을 쓸 뿐.

공부잘하는 의대생들이 성형외과, 피부과를 지원한다고 하는 이런 현실,

'훈남''훈녀' 권하는 사회

다이어트에 목숨거는 사람들

'이쁘면 용서된다'라는 말을 자연스럽게 내뱉는 사회

그런 사회의 피해자로써ㅋㅋㅋㅋㅋㅋㅋ 정말 싫다.

(근데 요즘 정말 '우성'유전자를 가진 인간들이 정말 많은것같다ㅋㅋ 학교갈때 버스를 타면 테해란로를 거쳐서 가는데, 삼성역 강남역에서 타는 사람들 보면 전부다ㄷㄷㄷ.. 폭풍간지들이 버스를 타는데.. 나는 구석에 찌그러져서ㅋㅋㅋㅋ)



그리고 '내려가다'

이 말은 국어사전에서도 '지방으로 가다'라는 뜻이 있는 표준어인데,

방송원론 수업시간에 교수님께서, 자신이 학교 다닐때 가장 싫어했던 말이 방학이 되면 '시골가냐?' 혹은 '시골 내려가냐?'라는 말이었다고.

우선 서울이 아닌 다른 지역은 모두 '시골'이라고 해버리는게 너무 싫었고, 그냥 가는것도 아니고 '내려'가다라는 표현은 더더욱 싫었다고. 왜 '내려'가는건 좀 부정적인 의미니까. "기분이 다운되다. 하락. '좌천'의 의미."

생각해보니 그렇다. 나도 '서울이 아닌 지역'을 '시골'로 표현하는 '서울중심적 사고'는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했지만,

일상적으로 쓰던 '내려가다'라는 표현도, 교수님의 말씀을 들으니 별로 좋지 않은느낌같아서ㅋㅋ

그리고 교수님이 덧붙여서, 지도상으로 대구, 부산, 광주, 대전같은 도시는 서울보다 아래쪽에 있기때문에 '내려가다', '서울 올라가다' 라는 말을 쓸 수도 있겠지만,

의정부나 동두천쪽 사람들은 서울 위에 있는데도 '내려가다' 혹은 '올라가다'라는 말을 쓸까? 하고 궁금해서

동두천 사는 친구에게 물어보니 그쪽에서는 '서울 들어간다'라고 한다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좀 딴소리일수도 있겠지만, 내가 언젠가 말했듯이, 왜 영화나 드라마에서 사투리를 쓰는 사람이 '악역'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은지, 그것도 불만이다.

착한 사람들은 다 서울말쓰고, 나쁜사람들은 사투리를 쓰는건가?

이렇듯 알게 모르게 퍼져버린 '서울중심적 사고'는 정말 좀 심하고, 문제가 있다고 본다. 이런 말을 하고 있는 나도 서울에서 학교다니고 있긴 하지만...ㅠㅠ



오늘따라 왜이렇게 열폭이 쩌는 글만 써지는지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