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2. 28. 22:15

2009 Best & Worst


올 한해도 이렇게 저물어 가네요. 매년 그러하듯이 올해도 참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그 수많았던 뉴스들 중 가장 기쁜 뉴스와 가장 슬픈 뉴스 한가지씩 선정해 보았습니다.


Best - '한글'의 수출-인도네시아 찌아찌아족

많은 기뻤던 뉴스들이 있겠습니다만, 제가 뽑은 베스트는 바로 '한글의 수출'입니다.

인도네시아 바우바우시에 살고 있는 찌아찌아족에겐, 말은 있지만 글은 없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말을 글로 옮기기 위해 여러 언어들- 한글을 포함해 아랍어, 라틴어 등등을 검토 했지만

그들의 말을 글로 가장 완벽하게 나타낼 수 있는 문자가 한글이었다고 하는군요.


한글로 된 교과서에는 찌아찌아족의 언어와 문화, 역사, 사회, 지역 전통 설화 등의 내용은 물론 한국 전래동화인  '토끼전'도 들어 있다고 합니다. 한글을 읽고 쓸 줄 안다면(물론 그들의 말을 옮기는 거지만) 한국에 대한 친숙도도 높아지고 관심이 높아지는건 당연한 일이겠지요.

이래저래 반갑고, 자랑스러운 뉴스였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겨울엔 띄어쓰기를 비롯한 국어 맞춤법을 좀 더 공부해야겠네요..;;ㅋㅋ)



Worst - 故장자연 자살사건

그런가 하면 안타깝고 안 좋은 뉴스도 많았는데요.

저에겐 '장자연씨 자살사건'이 가장 가슴아프고, 허탈한 뉴스였습니다.


"저는 나약하고 힘없는 신인 배우입니다. 이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습니다."



도대체 그 고통이 어느정도였기에 그렇게 젊은 나이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것일까요?

목숨을 끊은것도 참 안타까운 일이지만, 더 안타깝고, 화가 나는건

그 죽음이 시간이 지날수록 '아무것도 아닌것'이 되어버리는것 같다는 점입니다.

'장자연 리스트'니 뭐니 하며 한참 시끄러웠지만

지금은 그 실체가 어디에도 없습니다.

조사를 받은 관련 인물들은 대부분 무혐의 처분을 받거나 보석으로 풀려났다고 합니다.

(조사를 받았다는 관련인물들이 진짜 관련인물들인지, 그 외에 더 있는건 아닌지 의심스럽기도 합니다만...)


뭐 이 상황에서 무엇이 진실인지 어디까지가 진실인지는 아무도 알지 못합니다.

다만, 장자연씨를 죽게 만든 사람들이 분명 있을텐데, 우리는 그 실체조차 알 수 없다는점이

죽음으로도 풀 수 없는 실체가 있다는것이

분노를 넘어선 무기력을 느끼게 하는군요.........

http://enc.daum.net/dic100/contents.do?query1=10XX319985
[위키피디아 '장자연'씨 관련 페이지입니다]



역시 올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故노무현 전 대통령이 언젠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검색해보니 1988년 국회에서라고 하는군요)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사회는 더불어 사는 사람 모두가 먹는 것, 입는 것 이런 걱정 좀 안하고 더럽고 아니꼬운 꼬라지 좀 안 보고 그래서 하루하루가 좀 신명나게 이어지는 그런 세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일 이런 세상이 좀 지나친 욕심이라면 적어도 살기가 힘이 들어서 아니면 분하고 억울해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그런 일은 좀 없는 세상, 이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노동자와 농민이 다 함께 잘 살게 되고 임금의 격차가 줄어져서 굳이 일류대학을 나오지 않는다 할지라도 그리고 높은 자리에 안 올라가도 사람대접 받을 수 있는 그런 세상”


내년엔, 이런 세상에 좀 더 가까워질까요?